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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과 현장

앱을 못 쓰는 손님이 밤 아홉 시에 전화를 건다

執筆者 박준영 · Callva 대표

밤 거실에서 무선 전화기를 든 노년의 여성과 뒤에서 빛나는 텔레비전 일러스트

시니어 고객 비중이 높은 의류 이커머스 C사가 있다. 자사몰과 방송 채널을 함께 운영하고, 고객센터는 평일 18시까지다. 8월 말에 이 회사의 전화를 AI가 받기 시작했고, 사흘치 통화 52건을 전수로 읽었다.

52건 전부가 고객센터가 닫힌 뒤에 들어왔다. 밤 9시대에만 25건이었다. 방송이 나가는 시간이다.

밤 아홉 시의 전화

인사말은 이렇다. "안녕하세요, OO 고객센터입니다. 저는 AI구요, 통화는 녹음됩니다." 52건 모두 이 문장으로 시작했다. 그 뒤에 손님들이 한 말은 이랬다. 실명과 번호를 지우고 뜻만 옮긴다.

"앱을 쓸 줄 몰라요. 전화로 주문할 수 있나요?"

"주문을 할 줄 몰라서 그런데 방법이 없나요?"

"나이가 있어서 잘 모르는데 바로 되게 해 주세요."

"상품 주문 어떻게 해요?"

"방금 방송에서 본 상품인데 주문되나요?"

주문 상태를 묻는 전화가 아니다. 주문을 대신 해 달라는 전화다. 방송을 보다가 사고 싶은데 앱을 못 여니까, 화면에 뜬 번호로 건다. 그 시간에 사람은 퇴근했고, AI가 받는다. AI라고 듣고도 끊지 않았다. 원하는 게 있었기 때문이다.

AI는 받았다. 그리고 접수했다. "담당자가 내일 연락드리겠습니다." 손님은 방송이 끝나기 전에 사고 싶었다.

내가 세고 있던 것

나는 이 회사를 붙일 때 "AI가 스스로 끝낸 통화의 비율"을 세려고 했다. 주문 조회, 배송 조회, 반품 접수. 그 기준으로 보면 사흘 동안 사람 손 없이 끝난 통화는 한 건이었다. 주문 상태를 물은 손님에게 배송 준비 중이라고 답했고, 손님이 감사하다고 하고 끊었다.

한 건이 나쁜 숫자인 줄 알았는데, 기준이 틀린 숫자였다. 나머지 손님은 조회를 원한 게 아니었다. 사흘 동안 같은 손님이 다시 건 통화가 24건, 11명이었고, 한 분은 50분 동안 네 번을 걸었다. 네 번째 통화까지 같은 주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분에게 "접수됐습니다"는 답이 아니었다.

앱 대신 전화가 되려면 다음에 붙일 것

전화로 주문을 끝내는 것. 사이즈, 수량, 주소를 받아 주문을 넣는 것까지가 이 손님들이 원하는 완료다. 자사몰 연동으로 주문·배송 조회와 반품·취소 접수는 돌고 있으니, 다음은 주문 생성이다. 결제와 본인 확인이 걸린 일이라 순서를 밟아 붙인다.

"방금 방송에서 본 상품"을 특정하는 것. 손님은 상품명을 모른다. 색과 가격과 "방금 나온 거"로 말한다. 방송 편성을 AI가 같이 보게 하면 잡힌다. 그 연결이 다음이다.

실시간 가격과 조건. 방송 중 할인은 그 시간에만 유효하다. 방송 시간의 가격표를 AI에게 넘기는 흐름이 있어야 이 손님들이 가장 사고 싶은 순간에 답할 수 있다.

이 사례로 정한 것

이 회사의 성공 기준을 "AI가 스스로 끝낸 비율"에서 "다음 날 아침 담당자가 처리 기록을 남긴 비율"로 바꿨다. AI가 접수를 잘했는지보다, 그 접수가 사람 손을 거쳐 손님에게 돌아갔는지가 이 손님들에게는 전부다. 재통화 11명을 줄이는 지표는 그것뿐이다.

52건 전부 영업시간 밖이었다는 것은 사실이고, 그 전화들을 이제 받는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 전화들이 원하는 것까지 주는 것이 다음 일이다.

앱을 못 쓰는 손님은 앞으로도 전화를 건다. 그분들이 원하는 것은 안내가 아니라 주문이고, 그게 되는 날 이 글을 다시 쓴다.


야간 전화의 세팅 순서는 야간·주말 전화 글에 있다.

C사의 사흘은 2026년 8월 24일부터 27일까지다. 숫자는 그 사흘의 전사 전수 판독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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