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재통화, 응답한 환자의 절반 이상은 20초 넘게 대화했다
글쓴이 박준영 · Callva 대표

"병원 전화 자동화"를 검색하면 대개 예약 접수 이야기가 나온다. 진료 중에 걸려온 전화를 AI가 받아 예약을 잡는 것. 그것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병원에서 먼저 숫자로 확인한 건 반대 방향이었다. 병원이 환자에게 거는 전화다.
어떤 전화인가
한방병원과 의원은 "한 번 왔다가 안 오는 환자"와 "예약하고 안 오는 환자"가 많다. 이 명단에 사람이 전화를 걸기엔 양이 많고, 문자는 답이 안 온다. 그래서 AI가 대신 걸었다. 방문 확인, 재예약 의사, 상담 가능 여부를 묻는 짧은 통화다.
실측
2026년 4월부터 8월 사이, 병원 두 곳의 캠페인 숫자다. 병원 이름은 쓰지 않는다.
| 한방병원 A | 의원 B | |
|---|---|---|
| 발신 | 10,190콜 | 16,815콜 |
| 응답 | 2,549콜 (25%) | 4,683콜 (28%) |
| 응답 중 20초 이상 대화 | 1,685건 (66%) | 2,471건 (53%) |
| 응답 중 60초 이상 대화 | 448건 | 382건 |
| 총 통화 시간 | 4,827분 | 2,340분 |

읽는 법은 이렇다. 네 통 중 한 통이 받는다. 받은 사람의 절반에서 3분의 2는 끊지 않고 20초 넘게 대화한다. 20초는 AI가 용건을 말하고 환자가 답을 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그 뒤 1분 넘게 이어진 통화가 두 병원 합쳐 800건이 넘는다.
결과는 어떻게 갈리나
한방병원 A의 응답 통화 결과 분포다.
| 결과 | 건수 |
|---|---|
| 관심 없음 | 969 |
| 음성사서함 | 645 |
| 고민 중 | 91 |
| 회신 요청 | 85 |
| 거리 때문에 어려움 | 30 |
| 잘못된 번호 | 29 |
| 예약 잡힘 | 22 |
"관심 없음"이 가장 크다. 이건 실패가 아니라 명단 정리다. 사람이 걸었어도 같은 답을 들었을 사람들이고, 그 답을 듣는 데 사람의 시간이 안 들어갔다. 회신 요청 85건과 고민 중 91건이 사람이 이어받을 몫이고, 예약 22건은 통화 안에서 끝난 것이다.
실패한 날의 숫자
같은 방식이 항상 통하지는 않았다. 9월에 다른 한의원 지점 한 곳에서 786콜을 돌린 날은 응답 통화의 중간값이 6초였다. 받자마자 끊었다는 뜻이다. 10초 안에 끊긴 통화가 222건이었다.
그런데 다음 날 같은 시나리오로 돌린 다른 지점 아홉 곳은 중간값이 17~20초로 돌아왔다. 하루 사이에 무엇이 달랐는지, 발신 번호인지 첫 문장인지 시간대인지는 이 집계만으로는 확정하지 못했다. 아직 모른다.
이 숫자를 쓰는 이유는 "AI 재통화는 된다"가 아니라 "되는 날과 안 되는 날이 있고, 그 차이를 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병원 전화 자동화의 실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병원이 확인할 것
- 응답률과 대화 지속률을 따로 보는가. 응답률 25%는 사람이 걸어도 비슷하다. 차이는 받은 뒤 20초를 넘기는 비율이다.
- 결과가 코드로 남는가. 관심 없음·회신 요청·예약 잡힘이 구분돼야 사람이 이어받을 명단이 나온다.
- 작게 시작하고 멈출 수 있는가. 처음 100명만 돌리고, 숫자를 보고, 이어갈지 정하는 것.
- 인바운드와 분리돼 있는가. 진료 중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일과 환자에게 거는 일은 세팅도 규칙도 다르다. 증상 상담은 어느 쪽에서도 AI가 답하지 않는다.
병원 인바운드 응대의 경계는 병원·의원 안내에, 재통화 캠페인은 상담 신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준영 — Callva 대표. 전화로 들어오는 일이 실제로 닫히게 만드는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