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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전화 자동화, 진료 중에 못 받는 전화부터 시작하는 이유

글쓴이 박준영 · Callva 대표

비어 있는 접수 데스크에서 울리는 전화, 열린 문 너머로 진료 중인 치과 진료실 일러스트

7월 초, 상담을 신청한 치과 원장님과 통화했다. 통화는 2분 53초 만에 끝났다. 원장님이 "지금 진료 중이어서,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문자 보내주시면 답변드릴게요"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 3분 안에 원장님이 AI에게 맡기고 싶다고 한 일이 바로 그 상황이었다. "너무 바빠서 전화를 못 받을 때, 아니면 진료 전이나 진료 후에 직원이 없을 때. 간단하게 용건 응대해 주는 정도."

병원 전화 자동화를 검토할 때 보통 예약 시스템 연동이나 콜센터 대체부터 이야기한다. 이 글은 반대 순서를 권한다. 진료 때문에 아무도 못 받는 시간대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읽고 나면 우리 병원에서 그 시간대가 언제인지, 그때 오는 전화 중 무엇을 AI가 끝내고 무엇을 데스크로 돌릴지 정할 수 있다.

  • 병원은 언제 전화를 놓치나
  • 그 시간에 오는 전화는 무엇인가
  • AI가 답하면 안 되는 것
  • 비용 문의에는 뭐라고 답하나
  • 예약은 AI가 잡나
  • 무조건 직원에게 넘기면 안 되나
  • 급한 증상을 말하는 전화는
  • 진료가 끝나면 데스크는 무엇부터 보나
  • 어디서부터 켜나

병원은 언제 전화를 놓치나요?

데스크가 있는 병원도 하루에 몇 번은 아무도 전화를 못 받는다. 그 치과 원장님이 말한 것은 두 경우였다. 진료가 몰려 모두 손이 묶인 때, 그리고 진료 시작 전과 끝난 뒤 직원이 자리에 없는 때.

한방병원과 인바운드 전화를 논의한 자리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실장도 상담하고 있을 수 있고, 바로 전화는 못 받을 수도 있잖아요." 상담실장이 내원 환자와 마주 앉아 있는 동안 울리는 전화는 실장이 받을 수 없는 전화다. 여기에 점심시간이 더해진다.

이 시간대의 공통점은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사람이 다른 환자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직원을 한 명 더 뽑아도 그 직원 역시 진료 보조나 수납에 묶이는 시간이 생긴다.

그 시간에 오는 전화는 무엇인가요?

피부·미용 의원 한 곳이 우리에게 업무 정의서를 써 보냈다. 목적 칸에 적힌 것은 한 줄이었다. "진료 시간 안내 및 가격 문의 응대." 통화가 끝나면 남아야 하는 것도 한 줄이었다. "상담 내용 및 담당자 콜백 요청 확인."

병원 인바운드의 큰 덩어리는 이 둘이다. 오늘 몇 시까지 하는지, 토요일에 하는지, 주차는 되는지 같은 안내 전화, 그리고 비용이나 시술을 묻는 상담 전화. 여기에 예약 변경과 취소가 붙는다. 안내 전화는 답이 정해져 있고, 상담 전화는 답보다 다음 연락이 중요하다. 둘을 같은 방식으로 받으면 안 되는 이유다.

AI가 답하면 안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 의원이 정의서 맨 아래에 적은 문장이 기준으로 쓰기 좋다. "진료 가능 여부·시술 결과·정확한 비용처럼 병원 확인이 필요한 내용은 임의로 확답하지 않고 직원 확인으로 안내해 주세요."

세 가지다. 이 증상으로 진료가 되는지, 시술하면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 얼마인지. 셋 다 환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고, 셋 다 의료진이나 상담실장이 환자를 보고 정할 일이다. AI가 여기서 할 일은 답이 아니라 질문을 정확히 받아 적는 것이다. 어떤 부위인지, 이전에 받은 치료가 있는지, 언제 통화가 편한지. 상담실장이 콜백했을 때 처음부터 다시 묻지 않게 만드는 것이 이 통화의 목적이다.

이 경계는 처음 세팅할 때 병원이 문장으로 적어 둔다. 비어 있으면 AI는 추측하지 않고 접수로 넘기도록 되어 있지만, 적어 두면 환자가 듣는 말이 매번 같아진다.

비용을 물으면 뭐라고 답하나요?

등록한 범위까지만 말한다. 병원이 홈페이지나 안내문에 이미 공개한 가격이 있으면 그 문장 그대로 안내하고, "정확한 비용은 상담 후 정해진다"를 붙인다. 공개 가격이 없는 시술이면 금액을 말하지 않고 상담 콜백으로 접수한다.

비용 전화를 콜백으로 돌리는 게 손해처럼 보일 수 있다. 실제로는 반대다. 진료 중에 울린 비용 문의 전화가 부재중으로 끝나면 남는 것은 번호뿐이다. 접수로 끝나면 시술 이름과 통화 가능한 시간이 남는다. 상담실장은 그 목록으로 진료가 끝난 오후에 순서대로 건다.

예약은 AI가 잡나요?

병원마다 다르고, 시작은 접수형이 안전하다. 환자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를 받아 "확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로 끝내고, 데스크가 예약 시스템에서 확정한다. 진료과목과 의사별 일정이 단순한 의원은 규칙을 정해 AI가 확정하게 할 수 있다. 병원 예약 시스템과 직접 잇는 방식은 시스템마다 달라서 상담에서 구성한다.

예약 변경과 취소는 조금 다르다. 한방병원과의 논의에서 나온 요청이 이랬다. "간단한 예약 변경이나 뭐 그런 거는 직접 처리가 끝나버렸으면 좋겠어요." 날짜만 옮기는 변경은 규칙으로 처리하기 쉬운 전화다. 대신 처리했으면 그 결과가 데스크가 보는 화면과 환자 휴대폰에 같이 남아야 한다.

무조건 직원에게 넘기면 안 되나요?

같은 자리에서 두 의견이 부딪혔다. 처음에는 AI가 먼저 받되 일단 전부 담당자에게 넘기자는 안. 그리고 이 반론. "무조건이요? 아니, 처리해줄 건 얘가 처리해서 끝내야죠. 직원이 개입을 안 해야죠."

전부 넘기면 AI는 비싼 ARS가 된다. 환자는 기계 목소리를 한 번 더 듣고, 직원은 진료 중에 똑같이 전화를 받는다. 넘길 전화와 끝낼 전화를 나누는 것이 자동화의 실제 작업이다. 진료 시간 안내, 위치와 주차, 단순 예약 변경은 끝낸다. 비용 상담, 시술 상담, 불만, 증상 문의는 내용을 받아 넘긴다. 넘길 때는 담당자 연결 글에 적은 대로, 연결이 안 되면 회신 요청으로 남는지까지 정해 둔다.

급한 증상을 말하는 전화면요?

병원이 정한 기준대로 바로 사람에게 넘긴다. 진료 중에 걸려온 전화 중 드물게 지금 당장 판단이 필요한 전화가 섞인다. 수술이나 시술 뒤 출혈, 심한 통증, 약 부작용 같은 것들이다. 이 목록은 병원이 처음 세팅할 때 적고, 해당하면 AI는 접수를 멈추고 정해 둔 의료진이나 데스크 번호로 연결한다. 연결이 안 되면 응급실이나 119 안내처럼 병원이 정해 둔 문장을 말한다.

AI가 증상을 듣고 급한지 아닌지 스스로 판단하게 두지 않는다. 병원이 적은 목록에 걸리는지만 본다. 애매하면 급한 쪽으로 넘기도록 두는 게 맞다.

진료가 끝나면 데스크는 무엇부터 보나요?

회신 필요로 남은 통화부터 본다. 통화 목록에서 AI가 끝낸 통화와 사람이 이어받아야 할 통화가 나뉘어 보이고, 회신이 약속된 통화에는 환자가 말한 통화 가능 시간이 붙어 있다. 상담실장은 그 시간 순서대로 콜백한다.

그다음이 AI가 처리한 예약 변경이다. 변경 결과가 예약 시스템에 반영됐는지 데스크가 대조한다. 마지막으로 안내만 하고 끝난 통화들을 훑는다. 같은 질문이 하루에 몇 번씩 나오면 그 답을 안내 내용에 추가하고, 다음 날부터는 그 질문이 회신 목록에 올라오지 않는다. 데스크가 진료 끝나고 보는 화면이 부재중 번호 목록에서 할 일 목록으로 바뀌는 것이 이 자동화의 실제 효과다.

어디서부터 켜나요?

진료 중 시간대부터 켠다. 데스크가 받을 수 있는 시간에는 데스크가 받고, 몇 번 울려도 안 받으면 AI로 넘어가게 무응답 착신전환을 건다. 그러면 기존 응대는 그대로 두고 비어 있던 시간만 메운다. 첫 주에는 AI가 받은 통화를 매일 읽고, 환자가 물었는데 AI가 답하지 못한 질문을 안내 내용에 더한다. 둘째 주쯤이면 진료 전 30분과 점심시간에 어떤 전화가 몰리는지 보인다.

진료 전과 후, 아무도 없는 시간은 반대로 처음부터 AI가 받게 할 수 있다. 이건 야간 전화 글의 방식과 같다.

이번 주 데스크에서 셀 것

일주일 동안 부재중 전화를 네 칸으로 나눠 센다. 진료 시작 전, 진료 중, 점심시간, 진료 끝난 뒤. 통화 목록에 시각이 찍혀 있으니 따로 적을 필요 없이 금요일에 한 번에 세면 된다.

가장 많은 칸이 그 병원이 자동화를 시작할 시간대다. 부재중이 하루 두세 건이면 지금 방식도 충분하다. 진료 중 칸에만 두 자릿수가 찍힌다면, 그 시간에 울린 전화가 어떤 전화였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계산하는 식은 부재중 비용 글에 있다.

데스크에서 받은 질문들

재진 환자에게 우리가 먼저 거는 전화도 되나요? 된다. 받는 전화와 다른 일이라 재통화 실측 글에 따로 썼다.

환자가 AI라고 싫어하지 않나요? 고지 설정과 실제 반응은 AI 고지 글에 있다.

병원 대표번호를 바꿔야 하나요? 아니다. 지금 번호에 착신전환만 건다. 방법은 착신전환 글에 있다.

의원 한 곳에 직원이 서너 명인데도 필요한가요? 직원 수보다 진료 중 부재중 건수가 기준이다. 위의 네 칸을 세 보면 답이 나온다.


진료 중 시간대만 먼저 받아 보고 싶다면 상담 신청에 진료 과목과 하루 전화 수를 적어 주면 된다.

병원 전화 자동화의 첫 범위는 그 원장님이 3분 안에 말한 한 문장으로 충분했다. 간단한 용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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